'신기'를 부르는 '기름부음' 타령 (1)
정이철 목사 / 앤아버반석장로교회
"성령으로 충만해져 예수 닮아가야"
‘성령의 기름부음’이라는 괴상한 열풍이 한국 교회를 크게 농락하였다. 비성경적이고 괴상한 일들이 성령의 기름부음이라는 말로 미화되면서 색동옷 입고 뛰며 춤추는 여인들의 방울소리처럼 크게 요란을 떨었다. 그 동안 기름부음이라는 것이 실제로 우리 주위에서 어떻게 회자되었는지 알게 해 주는 하나의 예를 보도록 하자.
'아내가 기름부음을 받고 있습니다. 1년 전부터 성령 춤과 통변 등을 주셔서 사모하므로 기도하던 중 기름부음이 강해지더니, 요즘 2달은 체질이 풀어지는 듯한 고통을 받기도 하고 잠잘 때에 특히 강하게 누르시는 어떤 것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합니다. 기도할 때 예전에는 성령춤(?)과 방언 등을 강하게 주셨는데, 지금은 기름 부으심이 강하여서 말을 못하게 하시고 입을 벌린 채로 기름부음을 주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른 은사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에 어떤 뜻이 있는지 답답하다고 합니다. 저희도 기름부음에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모르고 좋은 것으로만 알았는데 혹시 잘 경험하신 분이 있으시면 권면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분이 자기 아내가 받는 기름부음에 대해서 공개된 장소에 남기신 질문의 내용이다. 이 분의 아내는 강력한 기름부음이 임함으로서 체질이 풀어지는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잠잘 때에도 짓눌리는 고통이 있다고 한다. 요즘에는 성령(?)의 역사가 귀신의 가위눌림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일까? 어떻게 이런 일을 성령이 주시는 기름 부음의 은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여기서도 방언과 성령 춤이라는 것이 기름부음의 대표적인 현상으로 언급되고 있다. 성경에서 단 한마디의 근거나 흔적도 찾을 수가 없는 성령 춤이라는 것은 왜 이렇게 자주 나타나는 것인가. 더욱이 기름부음을 받는 사람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계통에서 시골 동네 개짓는 소리처럼 흔하게 나타나는 방언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더 말도하기 싫다.
질문하신 분의 말에 의하면 하나님께서 자기 아내의 입을 강제로 벌려 놓고 기름부음을 주신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은혜 주시기 위해 성도의 입을 쫙 벌려 놓는다는 이런 이야기를 성경적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어떤 비슷한 근거를 성경에서 찾을 수 있는가? 하나님의 이런 식으로 은혜와 능력을 주신다면 아마도 초대교회의 사도들과 제자들의 입이 찢어지고 턱관절이 빠지는 일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 이런 현상을 단번에 귀신장난이라고는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이 내용을 읽는 사람들이 나처럼 답답했던 모양이다. 뭘 좀 아는 어떤 분이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님께서 말씀하신 기름 부음은 집단최면에 의한 뇌의 이상 현상입니다. 죄송한 말씀인데요. 뇌의 신경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겼다는 뜻입니다. 그런 이상한 종교 활동을 그만 두십시오. 병원에 가 보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잘못하면 사람 버립니다. 못쓰게 됩니다. 하나님은 그런 요상한 행위로 복을 주시지 않습니다. 지혜와 냉철한 이성적 판단과 맑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기를 바라시고, 그런 신앙생활하기를 기대하고 계십니다."
때로는 기름부음이 미치광이 현상으로도 나타난다. 충남 당진에 있는 '초락도 기도원'이라는 곳에 기름부음이 임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았다. 사람들이 짐승처럼 발광했다. 나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들쥐를 죽이기 위해 놓은 쥐약을 집에서 기르는 개들이 잘 못 먹고 죽어가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꼭 그런 모습과 같았다. 실내를 뛰고, 바닥에서 구르고,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어떻게 이러한 현상이 성령의 은혜의 역사이겠는가. 이런 웃기는 현상들까지 기름부음으로 오도되었다.
찬양사역과 기름부음
찬양사역자들에게도 기름부음은 굉장히 중요한 개념이다. 한국의 강명식이라는 유명한 찬양사역자가 있다. 그는 2012년에 미주의 여러 도시를 순회하면서 찬양집회를 인도하였다. 그때 강명식 찬양사역자의 집회를 홍보하는 문구는 ‘Fresh Anointing 2012’(신선한 기름부음 2012)이었다. 강명식 씨의 찬양집회를 통하여 신선한 기름 부음이 성도들에게 공급되어진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 당시 강명식의 사역을 소개하는 신문의 기사에도 기름 부음 개념이 그의 사역의 핵심 개념인 것을 나타나 있다.
"2003년 발매된 두 번째 앨범 '(The Life)'은 주님 안에서 아름답고 소중한 삶이 어떤 것인지 청자들과 나누고자 하는 취지로 제작됐으며 재즈 풍이었던 1집에 비해 조금 더 부드러움이 가미됐고 발라드가 주를 이루는 곡들로 선곡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였다. 이어 2005년에는 워십 리더로 예배를 인도하며 예배사역단체 어노인팅(anointing, 기름부음) 예배 팀과 함께 어노인팅 05 실황 앨범 '기름 부으심'을 녹음하기도 했다.”
한국 교회의 찬양사역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는 곳은 예수전도단이다. 예수전도단의 찬양사역을 통하여 외국의 많은 노래들이 직수입되어 한국 교회의 애창곡들이 되었다. 예수전도단의 찬양에서도 가장 강조되는 것이 기름 부음이다.
다음은 예수전도단이 시행하였던 ‘찬양인도자 학교’의 홍보지에 실렸던 내용이다.
"기름부음 넘치는 찬양인도자!
생각만큼 쉽지 않고,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번 세미나는 기름부음이 넘치는 찬양인도자로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준비되었습니다. (강사) 박희광 목사님은 예수전도단 서울 대학사역 금요모임 찬양인도자(현재 캠퍼스 워쉽), 예수전도단 서울 화요모임 찬양인도자로 섬기셨으며, 목사님만 독특하고 강한 기름부으심을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대상: 찬양인도를 소망하는 사람, 찬양인도를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
주제: 기름부음 넘치는 찬양인도자."
안타깝게도 목사·장로 등의 지도자들까지도 '설교의 기름 부음', '선교의 기름 부음’', '치유의 기름 부음'이라는 말을 예사로이 사용하면서 예배의 대표를 하기도 한다. 어떤 사람들은 '행복의 기름 부음', '번영의 기름 부음'이라는 말까지도 예사롭지 않게 한다. 그래서 '풍수지리', '기'와 같은 것으로서 인간에게 행운, 부, 건강을 주는 어떤 기운이 기독교에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중보기도운동의 기름부음
서울의 신사도운동 교회인 큰믿음교회라는 곳이 있다. 그곳에서 사람들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들 중에 중보기도학교(교장 김옥경 목사)라는 것이 있다. 김옥경 목사가 2012년에 캐나다 밴쿠버에서 중보기도학교를 인도하는 영상을 보았다. 한 외국인 여성이 등장하여 김옥경 씨의 집회에서 받은 은혜를 사람들과 나누었다. 다음은 그 외국인 여성의 말을 요약하여 통역한 내용이다.
"아기를 가지시지 못하는데 주님이 주실 것이라고 말씀을 주셨고요, 그리고 그것을 믿음으로 취했고요, 그리고 이 분 안의 재정적인 문제들이 풀려지고…그리고 우울증이 있으셨어요. 많은 묶인 것들이 풀리셨거든요. 그래서 나와서 간증하고 싶으셔서 나오신 거예요."
그리고 김옥경 씨는 그 분을 위해 다음과 같이 기도하였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이 가정을 축복합니다. 축복합니다. 축복합니다. 축복합니다. 완전한 자유함이 임할지어다! 자유함이 임할지어다! 임할지어다! happy예요! 행복이예요! 행복이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 행복의 기름부음이 지금 들어가고 있습니다. 두려움, 근심, 걱정 떠나갈지어다! (청중들은 크게 아멘! 아멘!) 재정적인 묶임도 지금 풀릴지어다! (아멘! 아멘!). 풀릴지어다! 풀릴지어다! (아멘! 아멘!). 잃어버린 재정이 돌아올지어다! 돌아올지어다! 빼앗긴 재정들이 돌아올지어다! (아멘! 아멘!). 사탄에게 빼앗겼던 모든 것이 지금 돌아올지어다! (아멘! 아멘!). 돌아올지어다! 예수님의 이름의 권세로 명하노니 이 가정의 잃어버린 모든 것들이 돌아올지어다! 지금 돌아올지어다! (아멘! 아멘! 아멘!)."